easy come easy go
기대하지도 않았던 행운은 예상할 틈도 없이 사라진다.
easy come easy go
기대하지도 않았던 행운은 예상할 틈도 없이 사라진다.
어떤 이유로 사람들은 음악을 듣는다던가, 안듣는다던가 하는걸까.
어떤 이유로 사람들은 특정종류의 음악을 선호하던가 싫어하던가 하는걸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알에서 나온 오리가 처음보는것을 엄마라 인식하듯이, 음악 역시 감수성이 충만한 시절-혹은 감수성이 학습되어가는 시절에 듣던 음악이 개별적 인간의 음악적 취향을 좌우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내 감수성이 형성되어가던 시절, 가장 마음을 잡아끌었던것이 바로 이 음악인데, 아마 이때부터 음악적 취향의 급격한 설정이 있지 않았나 싶다.
1986년 "샛별공주"라는 이름으로 KBS에서 방영되었던 "마법 요정 페루샤". 이건 일본판 오프닝으로서 KBS에서 했던것은 완전히 새로운 오리지널곡이었고, 당연히 이 음악은 몰랐지만. 한 에피소드 가운데, 피아노 연주곡으로 단지 BGM으로 흘러가는 음악이었다.
어쨌든 소녀만화답게, 시덥지 않은 닭살돋는 설정이지만, 어떤 피아니스트가 죽어버린 연인을 위해 콘서트장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그녀의 혼이 그 콘서트무대를 지켜보고, 피아노 콘서트일뿐인데 사람들은 일어나서 환호를 하며 박수를 친다는 그런 에피소드에 나온 음악이 바로 위의 곡.
말도 안되는 상황의 손발 오그라드는 만화였지만 이 음악이 너무 좋아, 음악을 열심히 듣게 되었답니다-라는 이야기.
그리고 1년후, 중학교에 들어가서 이런 소녀만화는 끊을법도 했지만, 바로 다음 소녀만화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꽃나라 요술봉"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던, "마법의 아이돌 파스텔 유미"
역시나 오프닝곡은 한국의 오리지널곡이어서 이 음악을 들을 수 없었지만, 매 에피소드가 끝날때마다 짧게 나오던 브릿지성의 음악때문에 빠지지 않고 이 애니를 봐야만 했고,
결론적으로 "페루샤"도 그랬고 "파스텔 유미"도 그랬지만 이 곡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쉽게 되는 일이던가?
일본 음악이 개방된것은 불과 10년 사이의 일이고, 지금 개방되었다 하더라도 수입 판매되지는 않는 초 마이너한 음반. 슬램덩크 OST도 국내 판매 되지 않는데 무슨 20년 넘은 마이너한 애니의 OST를 구할수 있으리오,
게다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는 인터넷 쇼핑몰은 커녕 인터넷도 잘 접속 못하던 시절이었지, 게다가 대학교 졸업하고 신용카드를 만든 이후로는 cdjapan등의 사이트를 뻔질나게 들락날락했으나, OST가 한두장이 아니고, 합본, 특전판까지 있는 상황에 어떤 앨범에 있을지도 모르고 무작정 주문하기는 타격이 너무 컸다.
하여튼 듣고 싶은 음악을 듣지 못한 상태로 계속 환상을 키우며 머릿속에서 되뇌이길 20여년, 간만에 한가한틈을 타서 세시간에 걸친 구글링을 통해 겨우 찾아냈다.
뭐, 잔뜩 부풀려서 얘기해왔지만 별것 아닌 그 음악은 바로
뛰어난 편곡도 아니고 가슴을 후벼파는 멜로디도 아니지만, 결국 이 곡을 들으면서 음악을 하고 싶어~라는 사람이 되었고, 음악을 하는 사람은 아니어도 열심히 음악을 듣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은 어떤 연유로 어떤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되는걸까. 그 의문점을 갖게되는 그런 곡이다.